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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축구 실화 - 펠레, Birth of a Legend(2016)

by 소피스트28호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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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

배트맨과 펠레의 만남. 이색적인 벽화

 

향년 82세의 나이(1940~2022)로 브라질의 축구선수 펠레는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지난해(2021년)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화학치료를 받아왔으며 

코로나19에 따른 호흡기 증상 치료까지 받으며 힘든 투병을 

이어왔습니다. 

축구의 신, 전설, 황제 등등 그를 수식하는 수 많은 말들이 있을만큼
 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혀 왔습니다.
펠레는 현역 생활 동안 1,363경기에 출전해 1,281골을 터트렸고 
세 차례 월드컵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특히 만 18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처음으로 출전했던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펠레는 6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는데 

월드컵 역사상 가장 화려한 데뷔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월드컵에서 통산 12골·8도움을 기록했는데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메시가 13골·8도움을 올리기 전까지 
월드컵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보유자이기도 했습니다.

펠레에 대한 평가는 단지 그가 이룬 업적과 수 많은 골 때문에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창의적이고 우아하고 천재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입니다.

잉글랜드의 전설 바비 찰튼은 

"가끔 축구가 이 마술 같은 선수를 위해 발명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축구 영웅 요한 크루이프는 

"논리의 경계를 뛰어넘은 유일한 축구 선수",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우어는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완벽한 
선수였다"고 존경심을 나타냈습니다.

펠레는 자신에 대한 셀프 평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베토벤이 음악을 위해 태어났고, 

미켈란젤로가 미술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나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 

 

성공한 축구선수로 가진 자존감, 자부심을 드러낸 
말입니다. 대단한 자뻑(?)이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펠레라는 이름의 기원은 히브리어 ‘빌레(Bilé)’라고 합니다.

 '기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1969년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펠레의 소속팀 산투스와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친선경기때 48시간동안 휴전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82년의 인생 내내 기적 같은 인생 스토리를 써온 펠레는

"영원히 사랑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천재성으로 세상을 매혹했고, 때론 전쟁을 멈추게도 했던 펠레는 

사랑이 세상의 치료법이라고 믿었습니다.

2023년 새해엔 그가 원하던 사랑, 평화의 기적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 

 

축구 황제 펠레의 실화 “Birth of a Legend”

이 영화는 펠레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실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 7월 개봉했습니다. 
영화채널 OCN이 특집으로 2023년 새해 첫날 이 영화를 편성했습니다.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펠레는 망고를 가지고 

축구연습을 하면서 자라납니다. 청년이 된 후 ‘산토스’에 

입단 기회를 얻고 세계무대에 입성할 준비를 합니다.

짜여진 축구에 답답함을 느끼며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기술로 새로운 축구의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우승을 이뤄냅니다.

브라질 기술 축구를 구현한 경기 모습과 

인간 펠레의 성장기를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그냥 생겨나는 천재는 없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펠레가 영화에 까메오로 등장하는 건  ‘안 비밀’입니다. 

펠레는 실제로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1982년, 존 휴스톤 감독의 작품 ‘승리의 탈출’입니다.
2차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국 포로들이 

독일 나치 장교들과 축구 경기를 하고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인데 

펠레와 잉글랜드의 전설 ‘보비 무어’를 비롯한 
유명 축구선수들이 출연했습니다.

록키의 주인공 ‘실베스터 스탤론’은 

축구 초보 골키퍼로 출연해 연기를 보여주고 
배트맨의 집사 역할로 유명한 ‘마이클 케인’은 

연합국 장교로 등장해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펠레의 우아한 바이시클 슛이 카메라 속임없는 실제 동작으로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지는데 재미와 내용도 

상당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펠레의 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펠레의 예상이 대개 빗나간다는 걸 말하는 건데
영화에서도 ‘펠레의 저주’가 구현됩니다. 

 

전반전 심한 반칙을 당한 뒤 펠레는 
“다시 뛰기는 어려울 것 같아'”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펠레는 후반전 바이시클 킥으로 
놀라운 골을 득점합니다. 

영화에서도 펠레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알트태그-축구에 열광하는 브라질 국민들의 모습입니다.

 

브라질 축구는 왜 잘하는걸까 ?

펠레의 등번호 '10'번은 현역 시절 달았던 대표 번호이자

축구팀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번호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펠레는 고정 등번호 제도가 도입된 이후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당시 17세의 나이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에서 막내급이던 펠레는 

등번호를 선택할 위치가 아니었고 
또 번호에 특별한 의미가 붙는 시대가 아니어서 

주는 대로 받았는데 운명의 10번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브라질 축구의 핵심이자 펠레의 대선배였던 
바바는 20번, 가린샤는 11번을 받았습니다.

우연히 시작된 등번호 '10'은 이후 역사가 되어 갔습니다. 
펠레 이후 10번은 에이스의 상징으로 

브라질에서는 지쿠,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카카, 네이마르가 달았고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프랑스의 플라티니, 지단 
독일 마테우스, 이탈리아 로베르트 바조, 프랑스의 음바페도 

10번을 달았습니다.  

브라질 축구 하면 좁은 공간 두려워하지 않는 

화려한 기술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세계 최강 브라질은 왜 축구를 잘하는 걸까요 ?

미국의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은 

자신의 책 ‘탤런트 코드’에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그는 ‘특별한 능력의 이면’에 숨어 있는 강력한 법칙을 찾아냈는데 
브라질 선수들의 천재성을 그들의 '어린 시절'에서 발견했습니다.

브라질 선수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풋살(Futsal)'로 

축구를 배웁니다. 축구공보다 작은 공을 가지고 소규모로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는 경기, 좁은 공간에서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공방을 통해
고도로 훈련되고 축구에 빠져든다는 겁니다.
 
상파울루에만 풋살 클럽이 3천여 개나 있고 

'네이마르'와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등도 
어린 시절 풋살을 통해 신기의 기술을 익혔습니다.

모래 위에서 펼쳐지는 비치 사커도 마찬가지. 

공만 있으면 축구를 즐기는 일상 속에서 
다채로운 기술과 '공간의 압박'을 뛰어넘는 방법을 체득합니다. 

 

축구를 운동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킨 브라질 축구의 원동력은 

바로 이런 생활 속 작은 축구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또 축구가 종교인 일상,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작용하는 

브라질만의 특수한 문화도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한 해한국 축구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칼전 역전승을 거두며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습니다.

 

어린 유망주들의 성장은 희망을 품게 하고 있습니다.

새 감독 선임을 비롯해 새 출발과 비전 마련이 중요해졌습니다.

 

국가대표팀 간 경기는 1111의 대결이 아닙니다.

축구 환경과 문화, 인프라, 유소년 육성시스템 간 충돌입니다.

저변이 넓을수록, 인프라가 좋을수록,

육성법이 뛰어날수록 인재가 많이 탄생합니다.

 

입시와 맞물려 성적에 매몰돼 있는 유스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어릴 때는 승패보다는 내용 중심 대회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중등까지는 승패에 얽매이지 않고

배운 걸 실전에서 해보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일본처럼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또 대표팀에만 집중된 관심을 K리그에도 기울여 경기장을 찾고

응원하는 축구문화, 축구팬이 더욱 늘어난다면 한국 축구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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