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년 연장·폐지 논의 착수
윤석열 정부가 정년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동안 인구감소 대응 정책의 하나로
꾸준히 정년연장 논의가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년연장은 단순히 일할 기회를 더 주겠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금개혁 등과 맞물린
복잡한 사안입니다. 여기에 청년실업과 초고령화,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어
우리 사회 전체의 뜨거운 감자가 분명합니다.
■ '계속 고용제도' 검토, 방법은 3가지
크게 3가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60세 정년을 더 연장하는 방안과
정년을 아예 폐지하는 방안,
그리고 퇴직후 재고용하는 방안입니다.
한국의 법정 정년은 만 60세입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6년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17년부터 의무화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노동계는 재고용 방식으로는
비정규직 고령 노동자들이 양산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정 정년연장을 바라고 있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을 더 많이 받아가는 연공서열식 체계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년 연장을 논의하려면 임금체계에 대한 손질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한국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내후년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2030년이면 생산 가능 인구가 지금보다
350만 명 줄고, 전체 인구의 1/4이
65세 이상으로 채워집니다.
일할 사람이 없어 경제는 활력을 잃고
노인 부양 등 재정 부담이 커지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협의체를 만들고 연말까지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고령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셋’
□영화 인턴(The Intern, 2015년)
영화 인턴은 젊은 CEO와 늙은 인턴이라는
색다른 관계 설정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기업 중역을 끝으로 은퇴한 70세 노인인
벤(로버트 드니로)은
경험은 결코 나이 들지 않는다는 말로
자신을 어필해 결국 인턴으로 채용됩니다.
‘벤’은 수십 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풍부한 인생 경험을 무기로
차분하고 사려 깊은 모습으로 능력을 발휘합니다.
또 열정적이지만 어설픈 30세 CEO와
조화를 이루며 세대를 뛰어넘는 교감도
나눕니다.
영화 ‘인턴’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마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인 문제가 영화에 잘 투영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비밥바룰라(2018년)
'비밥바룰라'는 평생지기 친구 넷이 벌이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영화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실현하기 위해 나선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개봉 당시 평균 나이 70세.
연기경력 도합 207년의 베테랑 배우들이
따듯한 웃음과 함께
삶과 죽음, 친구와 가족의 가치 등의
화두를 관객들에게 던집니다.
□영화 ‘노후자금이 없어!’
(일본 老後の資金がありません!,2020년)
일본 영화 '노후자금이 없어!'는
장기 불황 속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4인 가족의 가계부를 책임지고 있는
50대 주부 아스코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끼고 또 아끼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남편은 해고되고, 딸은 남자를 데려와
호화로운 결혼식을 고집합니다.
또 씀씀이가 큰 시어머니와 살림을
합쳐야 하는 일까지 닥칩니다.
아스코를 충격 받게 한 건 부부 두 사람이
65세부터 30년 간 더 살기 위해선
노후자금 4천만 엔이 필요하다는 뉴스.
아스코는 특단의 작전을 구상합니다.
가족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까요 ?
영화가 끝날때쯤 '나의 노후는 어떡하나?'
그런 고민이 깊어집니다.
사회적 합의까지 과제는 첩첩산중
고령화 사회를 앞서 경험한 일본의 사례에
우리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호봉제를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 노사 관계 등에서 우리와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정년 폐지나 연장, 재고용 중 하나를
기업이 꼭 선택해 65세까지 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70세까지로의 연장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 초고령사회 일본…정년 연장 · 연금 단계적 인상
일본이 만든 결과 보다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일본은 노사합의에 기반을 두고 단계적·점진적으로
민간에서 제도를 시행 한뒤 법제화했습니다.
과거처럼 정부 주도로 강제하는 방식으로는
사회적 합의는커녕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고령 인력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계속 고용’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정작 일터에서의 인식은
현실과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50살 이상 조사 대상자 270여 명 중
연령 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67%에 달했고
은퇴 전보다 은퇴 후 재취업 일자리에서
차별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고용상 연령차별 실태조사 연구,
고용노동부)
어느덧 논의의 대상이된 연령대에 속했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부디 정책적 성과도 이루고
개인의 삶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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