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2가 드디어 공개됩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사건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
분노가 더 커진 가운데 글로리2가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 학기 정상등교가 시작되면서 학교폭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고개 드는 학교폭력
2023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지난 3년간의 침묵을 깨고
정상등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교가 정상화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우려스런 부분도
있습니다. 학교 폭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 데이터로 보는 학교폭력
원격 수업이 진행된 2020년,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8,350여 건.
하지만 대면 수업이 부분 재개된 2021년에는 1만 5,650여 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9800여 건이 발생했습니다. 2학기 통계까지 더해지면 전체 심의 건수는
2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격수업 실시로 감소했던 학교폭력이 등교와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 학폭위 심의 건수는 연간 2만∼3만건 수준이었습니다.
■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2022년 9월 발표)
작년 9월 교육부가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4월 11일부터 4주간 온라인과 모바일로 조사가 진행됐고 초등 4학년부터 고3까지
재학생 387만 4천여 명중 82.9%가 참여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1.7%로 나타났습니다.
5만 3,800여 명이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피해 응답률을 보면
2020년 0.9%에서 2021년 1.1% 높아지더니 이번 조사에서는 1.7%로 더 올랐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학교폭력은 초등학교가 제일 심하고 중학교, 고등학교의 순입니다.
초등학교 피해 응답률은 평균 3.8%, 중학교는 0.9%, 고등학교는 0.23%입니다.
또 학년이 낮을수록 피해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4학년,
중고등학교에서는 1학년의 학교폭력 경험이 고학년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교육전문가들은 비대면 수업 기간동안 친구들과의 갈등 해결 능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조사결과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고등학교의 학교폭력 응답률은
초중학교에 비해 낮지만 피해 빈도는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피해 빈도를 묻는 질문에 ‘거의 매일’ 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고등학생이 27%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26.2%, 초등학생은 20.6%로 나타났습니다.
학교폭력의 유형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가장 많습니다.
언어폭력 비율은 30% 중반대에서 대면수업이 재개된 2021년 41.7%, 지난해에는 41.8%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체폭력도 13.3%로 소폭 높아졌습니다.
반면 금품갈취는 10년 전 10%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5.4%로,
스토킹은 9.2%에서 5.7%로 낮아졌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학폭과 관련해 '언어폭력은 맥락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폈는데
학교폭력이 신체폭력에서 언어폭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리2와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글로리2가 드디어 공개됩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자뭇 궁금합니다.
부디 문동은(송혜교)의 복수가 한번의 실수도 없이 통쾌하게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면 드라마나 영화에서라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작품입니다.
■ 더글로리2 (넷플릭스)
글로리2는 문동은의 본격적인 복수와 결말로 꾸며집니다.
개인적으로는 ❶사라진 윤소희 시신은 어디에 ? ❷가족과 문동은, 하도영은 과연 어느 쪽 ?
❸조력자들 각자의 복수도 이뤄질까 ? 이 세가지 감상 포인트가 있습니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파트1 종반에 나타난 문동은의 엄마가 어떤 역할을 할지 ?
문동은은 자신의 엄마를 어떻게 할지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현실에서는 안 되는 속 시원한 복수가 실현되기를 기대합니다.
■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2022년 4월 개봉)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가해자 4명의 이름이 남겨지고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민낯을 그리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유서 내용을 비밀에 부치는 한편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부모 중의 변호사는 직업 특기를 살려 목격자와 주변인들을
만나는데 사회적 분노를 불러온 법 기술자 정순신 변호사를 연상케 합니다.
만약 내 자식이 가해자면 어떡하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영화는
'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악마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피해자 중심'으로 제도 정비하고 사회인식 전환도 시급
한국에서 학교 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외신들도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와 정순신 변호사를 언급하면서
괴롭힘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 학교 폭력은 정학, 퇴학 사유가 되지만
한국에선 사회봉사나 접근금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피해자 중심'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관대한 처벌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 사회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만큼 시급히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 제도 개선 ’시차 문제‘ 극복해야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제도를 손질하고 있지만 허점이 있습니다.
제도를 정비한 뒤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대법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판결을 받았지만 명문대에 진학했습니다.
비난이 들끓으면서 정부가 올 상반기 중으로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시점은 5년 후나 가능합니다. 현행 법률은 정부가 대입 전형계획을 바꾸려면
최소 4년 전에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입 개편 전이라도 대학들이 자체 입학 전형을 수정 변경해 공표하면 됩니다.
이 경우는 1년 10개월 전에 공표하면 되기 때문에 빠르면 2026학년도부터
학폭 이력이 전형 요소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 느슨한 경계심·처벌 문제 … 청주 고데기 폭력 가해자 낮은 처벌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느슨한 경계심,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관행도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글로리의 실제 모티프가 된 ’청주 고데기 폭력사건‘의 가해자들은
'보호자 감호위탁'과 '보호관찰관 보호' 처분을 받았습니다.
감호위탁은 부모나 보호자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는 조치이고 보호관찰관 처분은
보호관찰관이 전화를 걸어 품행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몸에 화상을 입히는 잔인한 방법으로 학교폭력을 저질렀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처분을 받은 겁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한 방송에 출연해 고데기 공포증이 생겼고 고데기를 사용하는 미용실에 가면
직원들이 가해자처럼 보인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프랑스는 학교폭력을 범죄로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최대 8일을 결석하는 상황이라면 가해자에게 4만 5천 유로,
우리돈 6천만 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됩니다.
최대 징역 10년, 벌금은 15만 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교육부와 사범부가 협력해 학교폭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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