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술, 비싼 술로 여겨지던 위스키의 인기가 최근 대단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술 소비 문화가 달라지면서 2030 젊은 세대로까지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위스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수입산 일색이던 위스키 시장에 ‘K위스키’가 도전장을 내면서
또 다른 변화를 몰고 있고, 우리 전통주들도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위스키 열풍 … 2030 왜 열광하나?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15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 6,684만 달러,
우리 돈 3,478억 원으로 전년 보다 52.2%나 크게 늘어났습니다.
2021년 반등한 뒤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2030 위스키 최대 소비층
수입이 급증한 위스키는 주로 2030 젊은 소비자가 구매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유통채널부터 과거 유흥주점 중심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다양해졌는데
GS25의 경우 20대가 39.6%, 30대가 43.3%를 차지했고 CU도 20대가 25.3%, 30대가
28%를 차지했습니다. 2030소비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80%를 넘어섰습니다.
■ 혼술·홈술 확산 … 2030세대 소비 특성과 결합
이런 변화를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우리 술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코로나 기간 혼자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홈술‘ 문화로 바뀌면서
기왕이면 좀 더 좋은 술을 마시자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희소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자신의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더해지면서
열풍 같은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합니다. 고물가에 위스키 가격이 오르면서 탄산수나 다른 음료를 타서
칵테일처럼 마시는 하이볼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2030 세대 위스키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물가 상황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K위스키’·‘한국 전통주’의 도전
위스키의 역사는 12세기 십자군 전쟁 때 중동에서 배워 온 증류 기술에서 시작됐습니다.
원료에 따라 구분하는데 맥아만 사용한 ‘몰트’, 옥수수로 만든 ‘그레인’,
몰트와 그레인을 혼합한 ‘블렌디드’가 있습니다.
숙성 기간에 따라 8년 이상이면 ‘스탠더드’, 12년 이상이면 ‘프리미엄’, 15년 이상이면
‘슈퍼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됩니다.
1882년 한성순보에 위스키에 대한 최초 기록이 나옵니다.
당시엔 위스키를 ‘유사길’로 불렀다고 합니다. 국산 위스키의 효시는 1976년 백화양조에서 만든
‘조지 드레이크’. 하지만 국내 위스키 산업은 외국에서 원액을 수입하는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큰 일교차 때문에 정통 위스키 제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 K위스키 등장 … ‘김창수 위스키’&‘쓰리 소사이어티스 증류소’
위스키에 대한 편견을 깨고 토종 위스키 ‘K위스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76병 한정 판매된 ‘김창수 위스키’는 도수 50.5%에 용량 700mL로
22만~25만원 대 가격으로 완판됐습니다.
‘쓰리 소사이어티스 증류소’는 최근 도수 40%, 700mL 제품을 15만원대 가격에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신세계 L&B도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K위스키를 개발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도 제주도에 위스키 제조설비 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토종 균주가 아닌 스코틀랜드 균주를 사용하는 등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양산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희소해 받고 있는 관심을
지속적인 소비로 연결하려면 해결과제가 많습니다.
■ 전통 증류주 ‘안동소주’ 세계화 도전
안동소주는 도수 45도의 증류주입니다. 생산 역사는 1,232년,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1,494년보다
200년이나 더 앞섭니다. 깊은 역사만큼이나 품질도 위스키를 비롯한 다른 증류주에 뒤지지 않습니다.
‘안동소주’가 세계화를 향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최근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현지 위스키 공장을 찾았습니다.
생산관리는 물론 세계 시장을 공략할 마케팅 비법까지 들여다봤습니다.
경상북도는 전통주 품질 관리와 마케팅 분야에 대한 정책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경북의 전통주 출고액은 143억 원으로 2018년 84억 원에 비해 70% 이상 크게 성장했습니다.
경상북도는 코로나 사태 이후 위스키를 비롯한 프리미엄 증류주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지금이 안동소주를 세계화할 가장 적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산 위스키 제조사인 '김창수위스키'가 2026년까지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2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는 것과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 ‘소장’하는 시대 열어야
세계 술 시장에서 ‘수집’ 시장은 ‘소비’ 시장 규모에 못지 않습니다.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닌 수집과 소장에 의미를 둔 위스키, 와인이 한정판으로 존재하고
가격은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술의 가치는 폄하돼 왔습니다.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며 그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K위스키와 전통주의 도전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소장과 수집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영화 ‘와인 미라클’ 과 '엔젤스 셰어'
■ 와인 미라클 (Wine Miracle, 2008)
영화 '와인 미라클'은 세계 와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의 하나로 기록된 ‘파리의 심판’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리의 심판’은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프랑스 와인이 최고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이름 없던 캘리포니아 와인이 블라인드테스트 1위를 차지한 것을 말합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변방의 캘리포니아 와인이 세계 최고의 와인에 등극하는 스토리가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영화 밖 이야기를 덧붙여 봅니다. 파리의 심판이 있은지 30년이 지난 2006년에 역사적인 재대결이 열렸는데
캘리포니아 와인이 다시 한번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숙성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던 프랑스 와인은
더 참담하게 패배했고 ‘나파밸리 와인’의 시대가 크게 열리고 말았습니다.
■ 엔젤스 셰어 (The Angel’s Share, 2012)
엔젤스 셰어는 숙성 과정에서 자연증발로 사라지는 위스키를 말합니다.
매년 전체의 2%정도라고 하는데 천사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말하는 겁니다.
영화 ‘엔젤스 셰어’는 사회 밑바닥에서 하찮은 삶을 살던 이들이 우연히 상위 1%의 술,
명품 위스키를 알아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되고 가장 비싼 몰트 위스키를 훔칠 계획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위스키가 어떤 곳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면
영화속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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