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 2023년 7월 12일부터 의무화됩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지정 운용제도로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유형과 상품, 수익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 사전지정 운용제도)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선택한 상품으로 대기성 자금(적립금)이 자동으로 투자되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사전지정 운용제도'라고 합니다. 투자 상품이 만기가 됐는데도 새로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 잠자고 있는 돈을 굴려 퇴직연금 수익률을 더 높이자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2017년 이후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2%대로 디포트 옵션을 도입한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의 수익률 8~10%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입니다.
퇴직연금 수익률 | |
한국 (2%대 ) |
주요 선진국 (디폴트 옵션 도입) 8~10% |
■ DC형·IRP 가입대상, DB형은 해당 안 돼
디폴트 옵션 대상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입니다. DB(확정급여)형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DC형 가입자의 경우 1년 이상 근무하면 1년마다 한 달 치 급여를 회사에서 퇴직계좌에 입금해 주고 스스로 어떻게 운용할지를 지정합니다. 또 사전에 디폴트 옵션을 할 금융상품을 미리 결정합니다. 그렇게 운용하다 투자했던 상품이 만기가 되면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것을 하지 않고 4주간 방치하면 금융회사에서 새로운 운용지시를 요청하는 연락이 오고 추가로 2주가 지나면 예전에 정해둔 디폴트 옵션대로 투자가 진행됩니다. 6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겁니다.
디폴트 옵션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상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가입을 하려면 재직중인 회사가 도입을 위한 동의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회사는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제시받은 디폴트옵션 상품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해 퇴직연금규약에 반영해야 하고 근로자 대표의 동의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아직 회사 동의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지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IRP 가입자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디폴트 옵션 전용 상품을 하나 골라 지정하면 됩니다. 만약 지정하지 않으면 '대기성 자금'으로 남는데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 이자가 낮아 가입자에게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디폴트 옵션 유형과 상품
어떤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정기예금이나 보험 같은 원리금보장상품 유형과 실적배당 상품에 해당하는 펀드 유형이 있는데 자신의 투자 성향을 감안해 선택하면 됩니다.
■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 유형 상품
원리금보장상품은 말그대로 원금이 보장돼 안정성이 높지만 수익률은 낮습니다. 가장 먼저 금리를 확인해야 하고 몇 년 만기 상품인지, 예금자 보호가 되는지를 따져봐야합니다.
디폴트 옵션 상품 유형 | |
원리금보장상품 -예금 등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상품 |
펀드 ①TDF(타겟데이트펀드) ②밸런스펀드 ③단기금융펀드 ④사회간접자본펀드 |
펀드 유형 상품은 크게 4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TDF(타겟데이트펀드)입니다. 은퇴 시점을 정해 초기에는 고수익 위험 자산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퇴직 시점이 다가오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는 상품입니다. 밸런스 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일정하게 정해두면 펀드 매니저가 그에 맞춰 운용하는 상품이고 단기금융투자 펀드, 사회간접자본 펀드가 있습니다.
■ 위험도에 따른 전용 상품 분류
디폴트 옵션 전용 상품은 3월 말 기준 21개 금융기관, 135개입니다. 이들 상품은 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초저위험 상품은 원리금 보장형으로 안전하지만 수익률이 연 1%대로 낮습니다. 저위험 상품은 시중은행의 예금을 기반으로 주식 비중은 낮고 채권 같은 안전 자산을 많이 담은 간접형 TDF이며 위험도가 높은 상품일수록 주식 편입 비중이 높아집니다.
3개월 시범운용 결과는? ‥ 고위험상품 최대 7.8% 수익
디폴트 옵션은 상품 운용 구조나 손실 가능성 등을 따져 노사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 중에서 한 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시범운영이 진행됐습니다. 이 기간 동안 25만 명이 가입했고 투자금액은 3천억 원,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06%로 나타났습니다. 은행, 증권, 보험 구분없이 위험도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았고 KB국민은행의 고위험 포트폴리오1이 7.86%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초저위험 상품명 | 수익률 | 저위험 상품명 | 수익률 |
삼성증권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
1.15% |
삼성증권 저위험 포트폴리오2 |
4.02% |
현대차증권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
1.15% |
미래에셋증권 저위험 포트폴리오1 |
2.79% |
KB증권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
1.14% |
신한투자증권 저위험 포트폴리오1 |
2.72% |
하나증권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
1.14% |
농협은행 저위험 포트폴리오1 |
2.70% |
KB손해보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 |
1.13% |
농협은행 저위험 포트폴리오2 |
2.67% |
중위험 상품명 | 수익률 | 고위험 상품명 | 수익률 |
KB손해보험 중위험 TDF1 |
5.31% |
KB국민은행 고위험 포트폴리오1 |
7.86% |
미래에셋생명 중위험 BF1 |
4.34% |
한화투자증권 고위험 TDF2 |
6.71% |
신한투자증권 중위험 포트폴리오2 |
4.17% |
KB손해보험 고위험 TDF1 |
6.29% |
신한투자증권 중위험 포트폴리오1 |
3.87% |
신한투자증권 고위험 포트폴리오1 |
6.20% |
농협은행 중위험 포트폴리오1 |
3.83% |
하이투자증권 고위험 TDF3 |
5.92% |
고위험일수록 수익률이 높고 시범사업에 따른 적극적인 운용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고위험상품 자금은 94억 원으로 전체 3%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수익률 1.1%인 초저위험 상품에는 2,544억 원 몰려 안전성을 선택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전용 상품별 수익률이 본격적으로 공시되면 투자 성향에도 변화가 생기고 퇴직연금사업자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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